경력단절, 그 후, 세 번 째 회사...
흡연실 청소 문제로, 퇴사한 후 한동안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져 있었다.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고,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다.
그냥, 내가 사회 부적응자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이 사회는 나에게 잔인했던 것인가...
일본에서 근무했던 때가 정말 많이 그리웠다.
결혼 전, 일본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일본 취업 연수"에 들어간 나는, 일본 회사에 입사했다.
JLPT2급에 합격했고, 그 이후에 일본 현지 회사와의 인터뷰 기회를 얻었고 합격했다.
일본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을 했었다.
그곳은, 파티션 하나 없이 휑한 분위기였지만, 서로의 일에 깊이 터치하지 않았고, 또 개인의 시간을 존중해 주었다.
"칼퇴"라고 하는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의 일이 끝나면 정시 퇴근 할 수 있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야근을 하게 될 경우 상사에게 먼저 이야기 해서 사무실에 몇시간 더 남아 있을 수 있는 조치를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오후 6시반이 지나면, 건물 문이 자동으로 잠겼다. 열쇠를 따로 갖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었다.
또 불편?한 점은 한국은 점심값이 지불되는 반면, 일본 회사에서는 교통비가 실비로 지급되었다.
처음에는, 전차로 세정거장쯤 떨어진 곳에 회사에서 얻어준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몇달 후, 출퇴근 시간도 줄일겸 도보로 출퇴근 할 수 있는 곳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매일 점심도시락을 챙겨 다녔다.
.....
두번째 회사도 그만두게 된 후, 일본에서 직장생활 했던 때가 정말 많이 그리워졌다.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더라면, 일본에서 돌아오지 말 걸 그랬다..."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그래도 아직 포기 할 수는 없어, 나는 취업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두번째 회사를 그만둔 후, 대략 3일 후 면접 제의 연락을 받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회사였고, 직원은 120명가량의, 베트남/중국에 공장을 둔 회사였다.
이 회사에서의 연봉은, 첫 번 째 회사보다 천 이백만원 가량 더 높았고, 당시 면접분위기도 편안하고 좋았다.
면접 3일 후 나는 세 번 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일본어 통/번역은 기본으로 하고 그 회사에서 필요한 업무를 새로 익혔다.
처음엔 업무에 대해 아는것도 없었고, 매일 업무용 실습만 하다 퇴근하기 일쑤였다.
빨리 업무를 익히고, 실전에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나름 열심히 했다.
그리고, 퇴근시간인 다섯시 반에 퇴근을 했다.
아침에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출근하고, 못해도 저녁시간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퇴근시간도 다섯시 반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저녁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었다....
그렇게 나는, 눈치도 없이 한달동안이나 "칼퇴"를 했다.....
....
정말 이 회사에서 퇴근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수도 없이 많다.
일도 재미있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았지만, 퇴근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결국 2년 10개월만에 퇴사를 결정했다....
(다음포스팅 계속..)